매년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 태극기를 달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분들을 기억합니다.
올해로 제81주년을 맞이한 광복절, 각종 기념행사와 뉴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음 한구석을 먹먹하게 만드는 묵직한 통계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고도 직계 후손을 찾지 못해 80년이 넘도록 주인을 만나지 못한 훈장이 여전히 7,600개가 넘는다는 사실입니다.
나라를 되찾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바쳤지만, 정작 그 공로를 인정받는 자리에는 당사자도 그 후손도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은 이 안타까운 미전수 훈장 문제와 그 배경에 대해 차분히 짚어보려 합니다.
1. 주인 잃은 훈장 7,622명과 남겨진 기록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참여해 건국훈장, 건국포장, 대통령표창 등의 서훈을 수여받았으나 후손을 찾지 못해 전달되지 못한 독립유공자는 총 7,622명에 달합니다.
지역별 미전수자 현황을 살펴보면 인구가 많은 경기도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충남, 전북, 경북, 강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미전수자 중 약 39%에 달하는 인원은 북측에 본적을 두고 있으며 본적 확인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북측 본적 및 확인 불가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상당수는 남측에 본적을 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후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 왜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후손을 찾지 못할까?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후손을 찾기 어려운 것일까요? 여기에는 역사적 아픔이 얽혀 있습니다.
첫째는 신분 위장과 기록 단절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엄혹한 활동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독립운동가들은 본명을 숨기거나 가명을 사용했고 일제의 눈을 속이기 위해 가족들에게조차 자신의 활동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둘째는 후손 없는 순국입니다. 독립운동 전선에서 젊은 나이에 자녀를 남기지 못하고 순국하신 분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셋째는 시간의 경과입니다. 광복 이후 8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면서 당시의 직계 가족들은 이미 고인이 되었고, 세대가 여러 차례 내려가면서 족보나 제적등본 등 증빙 자료가 부족해 혈연관계를 증명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1. 정부와 사회의 노력,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관심
정부와 국가보훈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07년부터 재외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 사업을 시작했으며 역사와 족보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협업하여 미전수 훈장 명단을 알리고 제보를 받는 등 수많은 훈장을 후손의 품에 안겨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7,000개가 넘는 훈장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전수조사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광복절은 단순히 공휴일 쉬는 날이 아니라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누구의 희생 위에 서 있는지 되돌아보는 날입니다.
81년이 지난 지금도 어딘가에서 조용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7,622개의 훈장.
그분들의 숭고한 헌신이 잊히지 않도록 국가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억이 필요한 때입니다.
ㅎ